읽은 날: 2020년 12월 01일부터 2021년 1월 28일까지

코로나 19가 휩쓸고 간 2020년의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참담했다. 음식점과 카페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고, 거리에는 배달 오토바이가 쉴새 없이 다녔다. 밤이 없던 서울의 번화가에는 정부의 방역 방침에 따라 오후 9시가 되면 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경제는 주춤했다. 좋지 못한 경기 탓인지, 기획 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로또는 일 평균 130억원어치가 팔렸다고 한다. 이는 로또 판매가 시작된 이래로 가장 높은 수치이다. 많은 사람들이 로또 1등 당첨의 행운을 꿈꾸며 토요일 밤을 기다린다. 로또 명당에 줄을 서서 숫자 하나 하나 정성들여 마킹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건 행운이 아니다. 일 평균 130억원어치가 판매되면 약 1300만 개의 게임이 매일 팔리는 셈인데(로또는 한 게임당 천 원이다), 860만 분의 1 확률로 당첨되는 로또 1등은 1300만 개 중 하나가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건 당첨자가 신통한 꿈을 꾸었기 때문도 아니고, 1등 당첨자가 남들 보다 더 운이 좋았던 것도 아니다.

《틀리지 않는 법》의 저자 조던 엘렌 버그는 드문 확률로 일어나는 일에 우리가 놀라는 것이 잘못이라 말한다. 물론 복권에 당첨되어 상금을 받는 건 기쁘고 좋은 일이다. 하지만 드문 사건의 발생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어떤 일이 일어날 확률이 굉장히 낮다는 것은 뒤집어 말하면 그 일은 반드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이다. 확률이 0인 것과 0.000 .... 1 인 것의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틀리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니다. 오늘 비가 내릴 확률이 80%라고 예보한 기상청은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해서 틀린 예보를 한 것이 아니다. 비가 내렸다고 해서 이 예보가 맞았다고 할 수도 없듯이 말이다. 예보는 사람들이 판단을 내리는데 기준을 제공한다. 기준으로써 실용적인 역할을 하면 된다. 60% 이상의 예보를 듣고, 우산을 챙겨 나갈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적어도 예보는 흐린 날을 눈으로 바라보는 것보다 정밀하다.

비가 내리고 물난리가 나는 것처럼, 우리 일상에는 위험과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우리가 알고 예측할 수 있지만 결정 내릴 수 없는 일들도 있고, 우리가 알 수도 없고 어찌 할 수도 없는 일들도 많다. 이런 현실 속에서 수학적 사고란 우리가 마주한 현실이 무엇인지 알아 내는 것이 아니다. 이것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질문하는 것이다. 그렇게 내린 정의는 아주 가끔 우리에게 명확한 답을 제시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렇지 못하다. 하지만 우리가 정의한 수학적 상징들로부터 우리는 일상을 판단할 기준을 얻을 수 있다! 수학자들이 발명해 둔 수학적 도구를 어디에 어떻게 써야할 것인지 분명히 구분하고 쓸 수 있다면 말이다. 이 책은 우리가 남용하는 수학적 도구들이 무엇인지 살펴보고, 흔히 범하는 오류를 되짚어 줄 것이다. 비가 올 것 같은 날엔 강수예보를 보고 우산을 들고 나서자. 비에 젖을 일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