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직하면서 생긴 한 가지 변화는 재택 근무가 늘었다는 것. 팀 특성상 재택 근무를 적극 권장하기도 하고, 코로나 19로 전사가 재택근무를 하기도 했다. 재택근무 와중에 합류하게 된 나는 첫 출근 후 한 달 가까이 집에서 일했다. 재택근무가 처음은 아니었기에 금방 적응할 줄 알았는데, 개인 장비로 신청한 M1 맥북의 배송이 늦어지면서 한동안 개인 노트북으로 일하며 불편한 점이 많았다. 특히 회사에서 사용하는 생산성 도구의 계정이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것과 겹치는 게 문제였다. 구글과 노션. 이 두 서비스를 여러 계정으로 사용할 방법이 필요했다.

구글 계정은 멀티로그인을 지원하고 계정 전환을 할 수 있지만, 이것도 매번 직접 바꿔주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노션은 아예 멀티로그인을 지원하지 않아서, 웹에서는 회사 계정을 쓰고 데스크톱 프로그램에서는 개인 계정을 쓰기도 했다. 그러다 크롬 브라우저와 파이어폭스 브라우저를 설치하고, 크롬 브라우저에서만 업무용 계정을 로그인해두고 썼는데, 이러다보니 업무 특성상 개인 노션에 정리해둔 자료를 참고하거나 평소 개인 포켓(스크랩 서비스)에 담아둔 참고 자료를 보거나할 때에 여러 창을 왔다갔다하며 일하는게 너무 정신없었다. 이런 저런 방법을 시도하면서 나름의 결론을 얻었는데, 이 글에서는 그 중 유용했던 파이어폭스의 기능 두 가지와 앱 복제를 소개하려고 한다.

파이어폭스 컨테이너

혹시 '도커'라는 프로그램이 익숙한 개발자라면, 이 '컨테이너'라는 단어를 보고 무슨 기능일지 짐작할 지도. 파이어폭스에서 제공하는 컨테이너라는 기능은 쉽게 말해서 브라우저 안에서 또 다른 브라우저를 사용하게 해주는 기능이다. 실제로 창이 여러 개 뜨는 건 아니다. 각 탭에 컨테이너를 지정해주고 마치 여러 개의 브라우저를 쓰는 것처럼 서로 독립적인 환경에서 웹 브라우징을 할 수 있다.

파이어폭스에서 컨테이너 새 탭 열기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의 새 탭을 만드는 더하기 버튼에서 마우스 오른쪽 클릭을 하면 컨테이너를 지정해서 탭을 열 수 있다. 업무 컨테이너 탭에서는 업무용 구글 계정과 노션 계정을 로그인하면 개인 컨테이너 탭에서 사용 중인 계정과 별개로 로그인이 유지된다. 덕분에 매번 로그인/로그아웃을 하거나 계정 전환을 할 필요가 없다. 한 브라우저에서 여러 개의 노션 계정을 사용할 수 있는 것. 나는 자료 정리나 글의 초안을 개인 노션에 작업하고 이것을 그대로 업무용 노션 워크스페이스로 옮기는 식으로 컨테이너를 활용했다. 기술적으로는 각 컨테이너가 별도의 쿠키 저장소로 로그인을 유지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브라우저 기록이나, 확장 프로그램, 그리고 저장된 암호와 같은 기능은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의도치 않게 나의 개인적인 웹 서핑 기록이 업무 도중 노출될 수 있다는 것. 이게 싫다면 주소창의 '히스토리 검색' 기능은 꺼두거나, 브라우저 세션이 종료될 때 기록을 지운다던지 해야 한다.

파이어폭스 트리스타일 탭

파이어폭스에서는 사이드바라는 것이 있다. F1 키를 입력하면 북마크와 기록, 그리고 동기화된 탭(다른 기기의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에서 열린 탭들)을 볼 수 있다. 여기에 '트리스타일 탭'이라는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사이드바에서 현재 열린 탭을 트리 형태로 볼 수 있다. 마치 파일 탐색기에서 폴더 구조를 보듯이 현재 열린 탭을 보여주는 기능이다.

파이어폭스의 트리스타일 탭

예를들면 구글 검색에서 'alicante'라는 단어를 검색하고, 여기에 대한 검색 결과 링크를 찾아보면서 여러 탭을 열었다고 해보자. 그럼 트리스타일 탭에는 구글 검색 탭 아래로 내가 클릭한 링크가 보인다. 자료조사를 하다보면 하이퍼링크에 링크를 타고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니기 마련인데, 이런 때에도 내가 어느 사이트에서 어떤 링크를 보고 있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유용하다.

게다가 파이어폭스에서는 '탭 검색'이란 걸 제공한다. 주소창에서 퍼센트(%) 문자를 입력하고 스페이스 바를 입력하면 현재 열린 탭들의 제목과 주소를 검색한다. 검색된 탭을 선택하면 새 탭이 열리는 것이 아니라 해당 탭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현재 열린 탭에서 마구 검색해도 무방하다. 만약 트윗을 작성하다가 사전을 찾고 싶으면 윈도우즈를 기준으로 'Ctrl + L', '% 사전', '키보드로 선택 후 사전 검색'처럼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회사 노션과 개인 노션을 동시에 - 앱 복제

데스크톱 환경에서는 파이어폭스 멀티 컨테이너 기능으로 해결했지만, 모바일용 파이어폭스 브라우저는 아쉽게도 멀티 컨테이너를 지원하지 않는다. 모바일에서는 슬랙을 통해 업무용 노션 링크를 들어가기도 하고, 개인적인 기록도 노션 앱으로 했기 때문에 이를 동시에 할 방법이 필요했다. 그래서 결국 노션 앱을 두 개 설치해서 사용하기로 했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서는 이미 지원하는 기능이기도 한 '듀얼 메신저' 기능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한 스마트폰에서 두 개의 카카오톡 앱을 사용하듯이 노션도 그렇게 사용하도록 도와주는 앱이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App Clone'이라고 검색해보면 여러 앱이 나온다. 그 중에서 나는 App Cloner라는 것을 사용 중이다. 다른 앱들도 비슷하지만 그리 사용성이 좋지는 않다. 적극 추천하지는 않는다.

개인 노션에서는 외부 링크로 들어갈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스마트폰에 설치된 원본 앱에는 회사 노션 계정을 로그인해두고, 모바일에서 링크를 클릭했을 때 바로 열리도록 했다. 그리고 복제한 앱에는 개인 노션 계정을 로그인해서 개인적인 기록은 이곳에서 한다. 물론 이런 방식이 앱 제공자들이 신뢰가 가지 않아서 찝찝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노션에서 멀티로그인 기능을 제공한다면 모바일에서는 멀티 로그인을 사용할 생각이다.

위에서 소개한 세 가지 말고도 평소에 유용하게 사용하는 포켓이나 노션 웹 클리퍼 같은 확장프로그램들도 있지만 이번 글에서는 파이어폭스에 대해 한 가지만 더 자랑하고 글을 마치려고 한다. M1 맥북이 뒤늦게 도착하고, 다시 출퇴근 업무를 시작하게 되면서 느꼈던 좋은 점이 있다. 바로 파이어폭스의 동기화 서비스인 파이어폭스 싱크(Firefox Sync).

업무용 노트북에 파이어폭스를 설치하고 곧바로 개인 계정으로 로그인하자 개인 노트북에 설정했던 것들이 그대로 옮겨왔다. 그리고 '동기화된 탭'이란 걸 사용할 수 있었는데, 동기화된 탭이라는 기능을 사용하면 다음과 같은 일이 가능하다. 집에서 블로그 글을 읽다가 출근하는 길에 스마트폰의 파이어폭스에서 동기화된 탭을 열어서 마저 읽고, 회사에 출근해서 쉬는 시간에 동기화된 탭을 열어서 그대로 읽는 것. 맥과 아이폰을 동시에 사용해 본 애플 유저라면 익숙할 '심리스한 웹 서핑'이 기기에 관계없이 가능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크롬 브라우저의 탭 보내기 기능보다 훨씬 더 동기화가 빠르고 잘된다는 인상을 받았다. 만약 구글 크롬이나 웨일 브라우저를 사용중이라면 이번 기회에 파이어폭스로 바꿔보는 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