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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만들기(1)

#DIY

올해는 메이커페어 출품을 목표로 “미니멀한 한글 키보드 만들기”를 결심했다.

재료구상

우선 디씨인사이드 기계식키보드 갤러리의 자작기를 읽었다. 그리고 재료를 구상했다.

재료

  • 포맥스: 목업으로 만들어 놓은 키보드를 봤는데 꽤 단단했다. 가공하기도 좋아보인다.
  • 키캡: 무각인으로 된 키캡
  • 키스위치
  • 와이어
  • 아두이노 보드(teensy?)
  • 납 흡입 펌프: 납 흡입 펌프가 없어서 애먹은 경험이 있어 꼭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 개발용 점프선 / 브레드보드
  • 전선
  • 저항 (몇 옴?)

친구에게 물품 리스트를 보여줬더니 우선은 저항은 사지말고 회로 구상부터 하라는 조언을 얻었고, 저항 대신에 디지털 테스터기를 사기로 했다. 그리고 나서 보니 집에서 남는 키보드가 갑자기 눈에 띄여 그것들을 활용하기로 했다.

디솔더링

샤오미 열미 키보드 지난 1년 동안 회사에서 고생해준 샤오미 열미 키보드

이 키보드는 내가 태어나서 처음 써 본 기계식 키보드이다. 1년 넘게 회사에서 쓰다보니 퇴사할 때쯤 되니 ⌘키가 꽉 눌려서 입력이 잘 안되기 시작했다. 나머지 키 스위치를 디솔더링해 재활용하기로 했다.

샤오미 열미 키보드 분해

샤오미 열미 키보드는 별렌치로 분해할 수 있었다. 분해하는 와중에 볼트가 이가 나가버렸는데 다행히 드라이버는 멀쩡했다. 이가 나간 볼트를 칼로 흠집을 낸다음 일자드라이버를 힘껏 밀어 넣어 풀어냈다.

그 다음으로는 기판에 붙은 스위치를 녹여서 뜯어낼 차례. 인두기를 쓰는 게 익숙치 않아서 오래 걸렸다.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인두 수세미 없이도 다음과 같이 작업하게 되었다.

  1. 인두기의 겉면을 커터 칼등으로 긁어 묻어있는 납을 제거한다.
  2. 실납을 인두팁에 녹인 후 털어낸다.
  3. 땜에 인두팁을 댄다.
  4. 보글거리기 시작하면 납 흡입 펌프로 빨아 당긴다.
  5. 어느정도 결합력이 낮아졌으면 키보드 보강판과 키스위치의 틈으로 굵은 일자 드라이버를 끼워 넣은 다음 지렛대처럼 스위치를 딸깍하고 빼낸다. 물론 이건 보강판을 재활용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한 것인데, 일자 드라이버를 이렇게 쓰면 보강판에 상처가 난다.

샤오미 열미 키보드 스위치 2개는 뜯어내고, 2개는 부러졌다.

뜯어낸 스위치에는 핀 주위로 코일같은게 감싸져있고 그 안에 납이 굳어있었다. 처음엔 이게 뭔가 싶어 칼로 긁어내려다 핀이 부러져버렸다. 그 이후로는 인두기로 코일 속의 납을 녹이면서 코일을 빼냈다. 하나는 납을 충분히 녹이지 않고 뜯어내는 바람에 핀이 아예 날아가버렸다.

저항 측정

뜯어낸 키 스위치를 테스터기로 저항을 측정하니 잡히지 않았다. 가지고 있던 신품 키 스위치에 테스터기를 써보고 원인을 알 수 있었다. 스위치는 누르면 전기가 통하는 부품이다. 눌렀을 때 저항이 잡히는 것이다. :smile:

뜯어낸 스위치는 눌렀을 때 0.5옴의 저항이 잡혔다. 안 눌렀을 때는 테스트기에서 0.L이 나온다. 처음엔 0 값이어서 뭔가 싶었더니 알고보니 무한대를 이렇게 표기하는 것이었다. 저항이 무한대라는 건 옴의 법칙에 의해서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는 걸 의미한다. 테스터기에 단선 체크를 하는 기능이 있어서 해보니 스위치를 눌렀을 때만 선이 연결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기존 키보드에 테스터기를 대고 저항을 재어보면 저항 값이 다르게 잡히는데, 기판에 작은 칩저항이 키마다 연결되어있었다.

보통 키보드의 전압은 USB 포트 기준으로 5V/500mA라고 하고, 아두이노의 전압도 5V 혹은 3.3V를 지원한다고 하니까, 이걸 기준 삼아서 이제 회로를 설계 할 것이다. 매주 조금씩 키스위치를 뜯어 내면서 키 배치에 대해 구상해보아야 겠다.